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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공동주택_내일을 위한 보다 나은 움직임
수유동. 여느 주거지처럼 격자형 필지에 다세대 주택들이 빼곡하다. 대지는 그 중 하나, 완만한 경사지로 동네에서 몇 채 남지 않은 2층 단독주택이 있었다. 신축을 위해 기존 단독주택을 철거했고,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집터에 한참을 서 있었다. 얼마 만에 생긴 동네 숨구멍인가. 옛 집이 비워준 자리에는 햇살, 바람, 뜻밖의 아이들의 모험 놀이터(?)가 있었다. 같은 기능의 건물로 일관 된 다세대 밀집지역에서 한시적으로 생긴 터가 주는 여유이다. 이 공간은 건축과 더불어 다시 채워질 것이다.
정해지지 않은 마지막 퍼즐에 따라 전체 그림이 달라지듯 ‘비슷한 다세대 주택들로 가득한 동네에서 한 필지를 무엇으로 어떻게 채울 것인가?’의 고민이 그 한 조각 퍼즐의 의미를 찾는 것이었다.












누구나 살기 편한 집, Universal Design
누구나 살기 편한 집을 목표로 나무벽집을 계획했다. 마을에서 진입부터 생활공간에 이르기까지 휠체어 사용자의 이동이 세심하게 배려되었고 특히 집안에서의 단차, 즉 턱이 주는 불편을 해소하는데 집중했다. 주거 공간에서 미묘한 차이로 만들어져 있는 여러 턱은 오랜 생활의 습관이고 습성이다. 현관에서 신발 사용을 구분하는 턱, 화장실, 발코니에서 물의 쓰임에 따른 턱, 난방과 비난방을 구분 짓는 턱 등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턱의 기능을 대체하여 계획하는 것은 우리가 사는 방식의 이해와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누군가는 턱이 없는 공간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나 아닌 누군가에게는 넘기 힘든 벽이 없어지는 편함으로 변화되기를 기대한다.
다세대주택은 우리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주거유형이다. 공들여 지은 단독주택이 철거되고 수익성을 기본으로 한 무표정한 다세대주택을 금새 짓는 일은 너무 흔한 일이 되었다. 나무벽집도 같은 환경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작은 차이가 일반 다세대주택과 다른 나무벽집으로 만들어 주었다. 주택에서 외벽재료로 부담없이 사용하는 벽돌이라도 동네에 잘 흡수되는 색을 찾아 적벽돌로 정했고, 일부 쌓는 방식을 달리하여 건물에 표정을 더했다. 창호도 가장 일반적인 PVC 프레임에 적벽돌과 어울리면서 나무 느낌을 줄 수 있는 필름을 입혔다. 보통에 조금만 더 귀 기울여 매만지면 고유해질 수 있다. 널찍한 공용공간 한 벽에 층마다 다른 색을 칠하는 것. 흰 벽이 익숙한 입주민에게는 비용과 노력에 비해 커다란 변화일 것이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보다 나은 움직임의 실천이 건물에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동네, 더 나아가 도시를 변화하는 시작임을 믿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