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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나라 학교 건축의 지상 목적은 가파른 인구 증가에 부응하여 빠른 시간 안에 제한된 예산으로 보다 많은 시설을 확충하는 것이었다. 효율의 극대화를 위해 교육청은 학교 건축에 관한 한 독립적이면서 절대적인 권한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교육청은 폐쇄적인 조직이 되었고, 익숙한 시스템에 의지한 채 기존의 방식만을 반복하여 왔다. 그 결과물로서 드러나는 우리 주변의 학교 건축은 이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건축적인 가치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오로지 시설로서만 존재하는 똑같은 형식의 학교들을 우리는 너무나 쉽게 주변에서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나갔다. 인구는 감소하는 추세로 돌아섰고 건축에 대한 시민의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따라서 교육공간의 질이 과연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와 문화적, 사회적 역량에 걸맞은 수준인가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서울시 교육청은 2016년부터 민간 건축자문관을 두어 획일적인 학교 건축에 변화를 꾀하기 시작하였다. 그 첫 번째 시도로 예전에는 입찰로 진행되었던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를 설계공모를 통해 추진하여, 보다 수준 높은 디자인의 학교 건축이 지어질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마침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면서 학교 건축의 시설 중에서도 실내체육관의 보급이 시급한 과제가 되어, 그 첫 번째 대상은 체육관을 겸한 다목적 강당이 되었다.



압구정초등학교의 외벽은 종이접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미세하게 다른 각도로 이루어진 면들의 조합이 빛과 반응하여 미묘한 질감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재료가 가진 본연의 특성을 강조하는 방법을 통해 학교라는 일상에서 일상적이지 않은 건축의 경험이 가능하다면 더 좋을 것이다. 콘크리트 블럭 기반의 이형벽돌은 운동장 흙바닥의 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재료를 찾는 과정에서 선정되었다.


배면도 정면과 동일한 입면을 가지고 있어 평범한 아파트 단지내 도로에 인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또한 시설의 특성을 고려하여 유사시에 빠른 피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별도의 피난계단을 계획하였다.


벽체와 지붕 사이에 자연광이 유입되는 폴리카보네이트 창을 만들어 경량철골지붕이 마치 강당 위에 떠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의도하였다. 이를 통해 조절된 빛이 시각적으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강당 내부를 은은하게 밝힌다. 일반적으로 다목적강당 내부의 재료는 체육활동을 고려하여 표준화된 흡음보드와 고무안전리브를 사용한다. 강당 자체는 특정 활동의 배경이 되는 중성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제한된 재료 목록에서 무채색 계열의 차분한 색상으로 통일하고자 하였다.



2층 홀과 연결복도와 이어진 3층 로비에는 차분한 강당 내부와는 달리 상징색을 선정하여 특별한 공용공간의 아이덴티티를 부여하였다. 또한 화장실의 사이니지를 그래픽 디자인 요소로 이용하여 초등학교 체육관에 어울리는 경쾌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자 하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