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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적 장식을 최대한 배제한 이 건축은 무심함이 느껴질 정도로 최소한의 재료로 표현되었으며그 위에 드리워지는 그림자만이 이 건축을 표현하는 마감재료의 역할을 한다. 새롭게 계획되는 이 주택지구 내에는 수많은 주택들이 마치 자기자신을 과시라도 하는 듯 당당하게 자신의 모습을 뽐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거기에서 느껴지는 왠지모를 위압감은 오히려 우리에게 망설일것도 없이 설계의 방향성을 결정하게 해 주었다. 우리는 이 주택단지에 빼곡히 만들어질 혹은 만들어진 주변의 주택들과 큰 차이는 필요로 하지 않고 최소한의 재료와 백색이라는 수용적 물성만을 사용하여 차이의 의미를 만들어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요즘처럼 그 수를 헤아릴 수도 없을만큼 넘쳐나는 다양한 건축재료와 색채들에 대해서 비판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앞으로 기나긴 세월을 이어갈 이 마을에 있어서는 그 화려함이 뭔지 모를 독보적 건축으로 자리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사항은 건축주와의 첫 미팅때부터 공감되어진 것으로 우리의 디자인개념과 상통하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백색이라는 색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극히 수용적이라고 생각한다. 백白이란 색채의 부재로 부터 만들어진 존재이니 만큼 오히려 강한 물질성을 가지게 되며 앞으로 새롭게 일어날 사건들에 대한 설렘이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백색은 오염되기 쉬워서 순수한 백白의 상태를 지속하기 어렵다. 따라서 주변의 공기 및 환경을 그대로 수용하여 자연스럽게 때묻어 가는 시간성에 관여하는 수용적 물질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이 건축의 외벽은 전체를 백색의 모노쿠시라는 재료를 사용하여 단순함을 극대화 하였지만 부분부분을 각각 다른 바름방식과 두께를 주어 한 가지 재료안에서도 여러가지의 질감을 느끼게 하여 입면에 밀도를 높였다. 또한 유일한 장식이라고도 할 수 있는 남쪽과 동쪽의 창문을 둘러싸고 있는 장식은 단순한 외벽이 가져다주는 비물질성의 입면에 입체감을 부여하는 동시에 기능적으로는 물끊기의 역할을 하여 미적인 부분과 기능적인 부분을 동시에 충족시키고있다.


건축의 프로그램은 1층에 두 개의 원룸이 배치되며 2층은 한 가족을 위한 주거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2층 공간은 완공 후 초기 임대이후에 훗날 건축주의 가족(부부와 쌍둥이 아들)이 거주할 목적으로 설계되었다. 1층 원룸의 경우 주차공간의 확보로 인해 비교적 협소한 공간 두세대로 나누어져 있는 대신 높은 천장고와 다양한 크기의 개구부를 배치하고 모든가구를 빌트인 형태로 모듈화하여 개방감과 실용성을 극대화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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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으로 접근은 1층 계단실로부터 이어지며, 이 계단실은 두 개층의 천장고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면서도 외부형태의 자연스러운 곡선과 자연광을 내부의 형태로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 결과 외부와 내부, 그리고 빛과 그림자가 모호하게 혼재하는 중간영역으로 표현되었다. 2층의 내부공간은 다락방을 제외한 2LDK의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축주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각 방보다는 거실의 주거생활에 중점을 두었으며 이 거실에서는 주방과 방 그리고 다락방에 이르기까지 다각도의 시야 확보와 관계를 통해 가족 구성원간에 자연스러운 커뮤니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또한 이 거실은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 환경과 내부와의 관계성을 만들기 위하여 다양한 크기 및 높낮이의 창문을 비규칙적으로 보이게 설치하여 거실에는 다양한 크기의 풍경화를 담고 있는 여러개의 액자가 설치되어진 듯한 공간감과 개방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거실 천장에 설치된 채광창은 각각 동쪽의 태양광을 거실을 통해 주방까지 유입되도록 빛을 유도 하였고, 남쪽의 태양광을 받아 들일수 있도록 창의 각도를 고려하여 거실에서 반사광을 통해 은은한 채광과 공간감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다락방은 거실벽에 배치된 아치형태의 개구부를 통해 진입할 수 있는데 이 다락방은 2층 거실바닥과 천장고의 1/3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종래의 다락방이 가지고 있는 패쇄적인 공간을 탈피하고자 다른 공간과 연결된 공간으로서 설계 되었다. 바닥과 천장의 높낮이의 차이는 결국 자연스럽게 옥상공간으로 이어져 마치 자연의 대지를 설계한 것과 같은 랜드스케이프적인 옥상공간이 태어나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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