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교 시절부터 죽마고우였고, 함께 방방곡곡 구석구석 여행다니길 좋아하는 세 쌍의 부부가 함께 집을 지었다. 어느 날 돌이 유명하다는 강가로 나들이를 나와 경치에 매료된 이 세 부부는 퇴직 후 이런 곳에 모여 같이 집을 짓고 살자고 호기로운 대화를 나눴다. 그 날 저녁 근처의 한 음식점에서 아주 우연히 강가 토지가 매물로 나왔다는 말을 듣게 됐다. 땅이 임자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까. 계약은 당장 이루어졌다. 정년까지 십여 년간 세 친구 내외는 틈틈이 땅을 관리하며 그곳에 지을 집을 상상했고 구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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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부부가 함께 살아갈 곳이기에 공유될 삶 속에서 각 집이 가질 부분을 지키는 것도 중요했다. 주택 정면에는 널찍한 테라스를 두어 외부에서 내부가 직접 보이지 않도록 공간 영역을 구분했다. 사적인 외부 공간 확보를 위해 침실과 접한 뒤뜰과 다락을 통해 연결되는 옥상 테라스를 구성했다. 남한강을 향한 건물의 북측 면에는 거실과 주방, 식사 공간을 배치하였고, 사적인 침실 공간은 시시때때로 변하는 논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가장 안쪽에 배치했다. 층고가 높은 거실 천장에는 남향 빛을 들이기 위해 둥근 채광창을 마련했다. 이는 크지 않은 집 안에서 다양한 공간감이 느껴지는 이유다. 1세대 귀촌 인구 중 대다수가 여러 어려움을 겪다 귀경한 사례를 흔히 들어왔던 건축주와 건축가는, 건축적으로 이 문제에 대응할 방안을 함께 고민하였다. 결론적으로 내부 공간이 불필요하게 크면 안 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각 채는 최소한의 공간을 집약적으로 갖추고 있다. 단독주택이면서도 동선의 경제성을 최대한 살렸다. ‘보여주기’보다는 ‘살아가기’에 초점을 맞춘 결과다. 그 대신 다 같이 생활하고 즐길 수 있는 공동 공간을 두어 하루의 많은 시간 함께 지낼 수 있게 계획하였다. 공동시설은 전체가 오픈된 하나의 공간으로 구성하고, 남한강을 바라보는 면에는 높은 창을 두어 강의 경치가 공간을 채우며 주택과는 또 다른 공간감을 준다. 모든 건물의 평면 구성과 외관 마감재는 통일하자고 다짐했었고 세 부부 모두 집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펼치면서도 중요한 지점에서는 한 발짝씩 물러서 그 약속을 지켜냈다. 건축물의 완성도와 비용 발생으로 인한 불필요한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 초반부터 건축주들 사이에 정해놓은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은 건축가에게 행운이기도 하면서 과제이기도 했다. 통일성을 확보할 수는 있지만,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고 더군다나 건물을 똑같은 모양으로 세우면 오히려 조화로움이 깨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할 수 있었다. 건축주들의 약속이 향한 방향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조형적 제스처를 통해 각 건물의 외관에 변주를 주었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농촌의 전경에 녹아들고 백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남한강과 그 너머 산맥들의 경치를 바라본다. 청풍래고인은 언제나 그 자리에 같은 듯 다르게, 다른 듯 같게 서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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