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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돌집
신당동은 한양도성에서 시신들이 빠져나는 광희문 근처에 있고, 무당들이 모여 살았다고 '神堂'이라는 동네이름이 유래했다고 하는 정도이니, 좁은 급경사 도로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이 도성밖 음지의 느낌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있는 동네이다. 그런데, 대지는 반전이다. 동네 들어가는 길에서 시작되는 서울 성곽은 대지뒷편에 병풍과 같이 펼쳐져 있었고, 구릉지 언덕에 걸쳐진 대지에서 약수동쪽으로 전망이 트여 있었다. 이 동네에 이런 장소가 있었다니 사뭇 놀라웠다.



열리고 닫힌집
건축주는 아들내외와 함께 살고 싶어서, 그러나 별채로 조금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이 땅을 구입하게 되었다고 했다. 하나의 담장을 가진 땅에 두채를 짓는 것이다. 함께 살되, 각채의 프라이버시의 확보가 중요했다. 하지만, 각 채들은 서로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 서로 모여 있어서 각각의 개별보다 큰 집합의 건축이되, 시선이 서로 마주치지는 말아야 한다. 그래서 각채의 ㄷ자형의 평면은 각각의 중정을 가지고 서로 비스듬하게 배치가 되었다. 중정에서 바라보면 맞은편 채의 시선을 맞출 수 있지만, 중정사이로 경사진 정원이 가로 질러 중정이 sunken이 되어 각채의 독립된 마당으로 아늑하다.



집밖에서 볼때는 이 중정을 통해서 집안으로 빛과 풍경을 들이되, 집안의 모습은 들여다 보이지 않는다. 집을 단면으로 보면 집 안에서 성벽 방향으로 조망이 가능하도록 성벽에 가까운 집의 침실 부분은 낮고, 성벽에서 떨어진 거실 부분은 층고가 높게 계획이 되었다. 창문의 위치는 서울성벽 산책로에서 집안의 모습이 들여다 보이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조정이 되었다.


벽돌집
집의 재료를 고민하던 중에, ‘말하는 건축가’의 정재은 감독의 '하킴과 바르친'이라는 단편영화를 접하게 되었다. 하킴과 바르친은 우즈베키스탄의 설화 "알파미시"를 토대로 중앙아시아의 히바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제작이 되었다. 히바라는 도시는 온통 벽돌로 이루어진 도시이고, 매우 아름답다. 하나의 도시가 그 지역에서 쉽게 구할수 있는 재료로 이루어진 것은 대규모의 물자 교류가 어려웠던 시대에는 매우 당연한 일이기도 하였는데, 시간이 꽤 흐른 지금에 봐도, 매우 수긍이 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평범한 건물들이 각자 다른 재료로 만들어 졌다면, 각각 개별의 건물에 불과하지만, 하나의 재료로 그 건물들이 만들어 졌다면, 그 단일재료로 구성된 외부공간이 개별의 건물들과 어울어져 서로 연결되게 만드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주도의 돌담들이 동네에 강한 아우라를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집합의 건축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있다면 같은 재료로 집들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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