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교동 중정(中正)주택은 건축주의 두가지 상충되는 요구조건이 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내부의 프라이버시도 지키면서 외부로 열려있는 건축은 가능한가?
내성적인 성격과 외향적인 성격의 각 양면의 모습을 동시에 갖는 주택은 가능한가?



판교의 지구 단위 계획은 담을 세우지 못하게 했다. 그 결과, 프라이버시 확보라는 이유로 공용도로를 면해서는 창이 매우 적고, 내정을 향해서는 큰 창을 내고 있는 주택들이 대부분이다. 프라이버시의 문제가 마을의 길을 생명력 넘치게 할 수 있는 대안의 가능성을 없앤다. 우리는 프라이버시 문제가 이 주택의 외관을 폐쇄적으로 만드는 이유가 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의 완벽한 구분이 시도되었다.



Concept
1층 공간에는 이 주택의 가장 공적인 영역인 거실, 주방, 식당을 배치했고 게스트 룸은 별채처럼 따로 떼어서 구성했다. 거실과 게스트 룸의 연결복도에는 길거리로 향해 무릎높이의 띠창을 주어 프라이버시는 확보하되 소극적으로나마 거리와 연결되도록 했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실은 북쪽 거리로 향해 활짝 열려있어 낮에는 거리를 지켜보는 눈이 되고 밤에는 거리를 밝혀주는 랜턴의 역할이 되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북측 계단실은 1층의 공적인 영역과 2층의 사적인 영역을 연결하는 통로가 되는 동시에 이 주택과 거리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연결고리가 되었다.

Section
2층 공간에는 사적인 영역인 침실들을 넣고 하늘로 뚫린 천창을 갖는 복도공간을 그 연결공간에 두었다. 1층의 공용공간인 거실과 식당은 투명한 유리를 통해 내정을 향해 확장되지만 외부 골목으로는 노출되지 않도록 했고, 2층의 사적인 영역인 침실들은 거리를 향해 활짝 열리게 했다. 2층의 침실들이 원하는 프라이버시는 지면과의 높이차이와 골목과의 거리(distance)를 통해 얻어지도록 하였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주택의 거리와의 소통은 공적인 영역을 통해서가 아니라 2층의 사적인 영역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를 위해 남쪽으로 열린 ‘ㄷ’자형 평면이 고안되었다. 1층에서는 길거리와 옆집으로부터의 프라이버시를 유지하고 2층과 옥상에서는 남쪽으로 향한 두 매스의 높이를 다르게 하여 거리와 태양빛을 향해 열리도록 했다. 즉, 안주인의 프라이버시 요청과 바깥주인의 개방성의 요청은 ‘ㄷ’자의 매스를 입체적으로 구성하며 완성되었다. 서쪽으로 내민 매스는 1층을 비웠고 동쪽으로 내민 매스는 2층을 비웠다. 그 결과 1층 식당은 반 외부 처마공간으로 확장되었고 2층 안방은 테라스 공간으로 연속되었다. 매스의 분절과 모퉁이 모티브의 활용이 길에 대해 열린 집이 되도록 하였다. ■

Plan_1F

Plan_2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