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Plan
평창동 주택 P는 20대의 두 아들을 둔 50대 부부를 위한 지상3층 단독 주택이다. 주택은 마을의 초입을 알리는 삼각형의 대지에 위치하며, 주변은 숲으로 감싸여있다. 마을의 모서리에 처음으로 마주치게 될 이 주택의 설계를 위한 우리의 태도는, 형태와 용도들이 이질적으로 뒤섞여있는 이 마을의 조용한 시작점을 만들고자 하는 바람이었다.

또한 경제성이 문화보다 중요한 요즈음, 효율적인 건축을 할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한 고민은 항상 염두해두고 있는데, 그것에 대한 하나의 답변으로써 최대한의 대지 점유율과 최대한의 건축법규를 이용한 자연스러운 매스가 그대로 건물 형태로 재현되는 방식을 생각하게 되었다. 디자인 없는 디자인, 재료에 대한 충실성, 구조해법에 대한 정직성, 이러한 요소들과 더하여 효율적이며 그 자리에 있어야만 될 것 같은 공간성 등이 소리 없이 서울에 자리 잡길 원했으며, 이러한 생각들은 본 주택의 설계 원리가 되었다. 정직한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었다. 외부마감도 없고, 사용되는 모든 재료와 액세서리들은 따로 디자인이 되지 않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을 사용하였다.
Collage
Elevation & Section


이렇듯 되도록이면 당위성을 갖는 건물이 되고자, 평창동 주택 P는 지금 기존의 현 상황을 존중하고 주변 여건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요소들로 이루어졌다. 숲, 대지 앞 상징적인 은행나무, 도로변을 따르는 낮은 층들의 주택, 뒤 편의 높은 주택들, 최대 3층 높이 법규, 경사지붕법규, 건폐율, 법적조경면적 등과 집이라는 공간을 가장 ‘집’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목재를 사용하였으며, 그 목재가 마감재가 아닌 구조체로 직접 삶에 ‘간섭’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본 주택을 공학과 디자인의 경계선에서 자리잡게 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였다.
주택은 전면부의 저층부분과 뒷부분의 주실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것은 현재의 도로를 따른 저층 건물의 이웃들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고 어울리기 위함이며, 3층의 주실들은 뒤 편 비교적 높은 건물의 이웃들과 높이를 맞추어 모서리 집으로의 역할을 하도록 꾀한다.
실내의 공간들은 명확한 사각형의 주실과 그것을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부속시설로 이루어졌다. 숲으로 면한 직사각형 주실은 기존 옹벽의 흔적과 땅 모양 안에서 부속시설의 레이어가 랩핑을 하고 있는 형상이다. 단순 명확한 공간들과 부속시설의 레이어는 물리적,시각적으로 연속되는 흐름을 경험하는 공간들의 복합성(complexity)을 기대하였다. 1층은 현관과 두 아들을 위한 공간, 2층은 가족이 모두 만나는 주방과 거실, 3층은 부부 침실과 그에 따른 부속 시설로 명확하게 나누어 세대간의 독립과 소통을 용이하게 하도록 하였다.
Section
3개 층의 명확한 직사각형 주실들의 천정은 목구조이다. 목재 보는 노출되어있으며, 바닥난방 시스템으로 되어있다. 경사지붕 또한 목구조이며, 공기순환길 위로 리얼징크 마감이 되어있다. 바닥난방 몰탈을 깔기 전, 집의 형상이 가장 특별하게 보이던 순간이 있었다. 주실이 3개 층의 ‘하나의’ 보이드 공간으로, 목재 보만으로 벽체를 지지하고 있으며, 그 주위를 철근콘크리트 슬래브들이 기능과 함께 감싸고 있는 형상이었다.
Plan
주택은 간단한 철근콘크리트 구조이다. 구조외벽 철근콘크리트 면은 몰탈로 미장을 한 뒤에 그라인딩하여 그대로 외벽마감이 되었다. 모놀로틱한 형상을 만들어 내어, 복잡한 디테일을 피하기 위함이다. 15cm내부단열 시스템이며, 외부로부터의 열교차단을 위해 내부 슬래브는 외부 RC 구조벽과 끊어져 있도록 하였다. 비중을 둔 점은 가능한 저렴하며 절제된 구조시스템을 이용하고, 그 자체의 미학이 주거 환경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디자인을 절제하며 구조자체가 삶의 미와 통합됨을 의도하면서도, 이중적으로 후드캡을 따로 디자인 하였다. 저렴한 연립주택부터 건축가가 설계한 고급의 건물까지 항상 쓰이는 실버 및 골드색의 후드캡은 벌써 강한 디자인 요소가 되어있기 때문에, 후드캡 디자인 그 자체가 사라질 수 있게 하기 위하여 따로 디자인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