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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아주 오랜 시간 동물과 더불어 살아왔다. 사실 인간이 동물을 기를 때는, 개는 집을 지키고 고양이는 쥐를 잡고 소는 일손을 거들게 하는 등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 의미가 많이 달라졌다. 가축이 아니라 반려동물이라고 부르는 가족이 됐다. 생활을 보조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온기를 주거나 정서적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존재로 바뀐 것이다. 그건 아마도 현대로 접어들며 인간의 환경이 많이 바뀐 것과 도시화에 따른 여러 부작용에 대한 대응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의 저출산과 고령화지수의 증가가 무척 심각한 수준이라고 뉴스에 크게 기사가 나곤 한다. 인구의 감소는 보통 문명의 말기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하는데, 중요한 것은 생각 이상으로 훨씬 더 혁신과 변혁이 필요한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족의 개념이 가장 많이 바뀌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한국의 1인 가구 비율이 35.5%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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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간은 외딴섬처럼 혼자 살 수 없는 존재다. 생활의 불편함이나 위험도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누군가와 정서적 교류가 없이 사는 고독에 대한 문제가 가장 심각하고 시급하다. 그래서인지 요즘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며 사는 집이 늘고 있다. 인구의 15%인 약 313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얼마 전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을 공동주택을 한 채 설계했다. 서울의 어느 경사진 동네의 맨 끝, 산과 도시의 경계지점에 땅을 구입한 분이 찾아와 아주 특이한 주문을 했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 흔히 요즘 ‘캣맘’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집을 짓고 싶다는 것이다. 캣맘들은 인터넷 모임을 만들어 서로 정보를 교류하기도 하고 함께 구호활동을 한다. 그래서 같이 모여서 살면 어떨까 싶어 집짓기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고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은 예전에도 설계해 본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좀더 세심한 설계가 필요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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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된 고양이의 눈높이와 습성을 고려해 늘 밖을 바라볼 수 있는 창턱을 계획했다. 화장실이나 베란다 등 서로 독립적인 개별적인 공간에 대한 고려도 있어야 했다. 일반 마루나 매끄러운 바닥재는 고양이들의 관절에 좋지 않아 두께가 두껍고 미끄럼 방지가 되는 바닥재를 썼다. 벽의 재료도 긁힐 때의 손상을 줄일 수 있는 내구성이 강한 재료로 골랐다.
좁은 곳도 올라타고 잘 넘어 다니는 고양이의 습성에 맞는 선반을 벽에 달아 캣타워 역할을 하도록 했다. 현관에는 열었을 때 갑자기 고양이가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방묘문은 필수로 달아야 했다. 방문의 한 구석에 고양이들이 들락거릴 작은 전용문을 두고 외부 베란다에도 방묘창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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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의 삶을 위한 건축이 등장하듯 앞으로도 가족이 변하고 개인이 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는 주거환경에 대한 고민은 계속해야 할 것이다. 고양이와 함께 사는 ‘숨숨하우스’는 이웃의 눈치를 보거나 혹시 발생할 수도 있는 불화를 피하기 위해, 좀더 편안하게 고양이를 돌볼 수 있도록 자연이 가깝고 주변의 시선으로부터 독립된 곳에 지어졌다. 급변하는 환경과 적합한 공간을 만드는 계획도 중요하지만, 가족의 범위, 이웃의 범위가 확장되듯 사람들의 생각 또한 편견이나 선입견을 벗어나 더욱 넓어지고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