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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움의 침묵과 가벼움의 침묵 처음 건축주를 만나는 날, 대지가 경동교회 바로 옆이라고 해서 여러 의미로 흥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지에는 건축주의 선친이 지은 주유소와 사옥이 있었다. 건축주는 이 자리에 선친이 하셨던 것과 같이 사옥을 짓고 싶다고 했다.

Elevation
건축 주가 원하는 건물은 건축법상으로는 옥내 주유소로 구분된다. 1, 2층은 주유소, 3층은 주차장, 4층부터 7층 까지는 사무 실로 쓰이는 새로운 형태의 복합건물이다. 옥내주유소를 교회, 그것도 경동교회 옆에 짓는 작업은 내 스스로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다. 기념비적인 건물 옆에 서는 법, 경동교회와의 관계 설정, 종속, 대립, 긴장감, 이 대지의 장소성, 도 시적 맥락에서 건축가가 할 수 있는 일, 도시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다른 속도에 반응하는 법. 그리고 이에 대한 결론은 침묵. 즉 무거움의 침묵이 최종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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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석유 사옥도 침묵하는 집이었으면 했다. 그러나 지상층은 주유소이고 3층은 주차장, 그리고 나머지 층은 사무소인지라 속성상 시끄러울 수밖에 없는 집이다. 그렇다면 이 집은 침묵할 수 없거나, 침묵하더라도 가벼울 수밖에 없다. 서울석유는 가벼움의 침묵이다. 건물의 외부를 감싸는 금속망 표피는 여러 가 지 의미로 쓰였지만 가벼움의 침묵을 위한 중요한 장치이다. 전혀 다른 기능들을 묶어서 침묵시키는 수직적 표피이다.
또한 금속망 표피는 시시각각 변하는 햇빛의 질감을 확인시켜 준다. 5, 6, 7층 사이를 비스듬히 관통하는 유리 튜브 (사실은 외부 공간이다)는 각 층 내부에서 경동교회 및 주변 도시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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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튜브를 다시 관통하는 다리를 통해서 이동할 때 주변을 향해 집중되고 분산되는 유리통을 통해서 주변과 소통할 수 있다. 3층 주차장으로 접근하는 뒷 길에서도 주변의 맥락과 연결하려는 시도를 하였다. 사선 제한에 의한 경사면을 통해 경동교회의 경 사진 파라펫의 느낌을 그대로 연장하여 도시적 리듬을 연결해 보려는 것이 그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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