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지도 앱 실행하여, 내 위치 주변 네일 샵을 검색해 보면, 다수의 샵이 밀집되어 있을 것이다. 여러 네일 샵은 비슷한 분위기의 공간으로 소비된다. 대개 흰색 배경과 2차원의 아치 형태를 적용한 모습을 하고 있다. 뷰티 영역에서 추구하는 대중적인 우아함에서 아치는 필수처럼 여겨진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네일 장비들과 여러 색상의 가구가 분산 배치되어 시각적으로 복잡한 공간처럼 인식된다. 

Concept Sketch

Diagram

어디에나 있는, 어디서 본 듯한 공간의 네일 샵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어떤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네일 케어를 받는 고객은 15분~1시간 동안 한자리에 앉게 된다. 어떤 이에게는 짧은 시간일 수도, 길고 지루한 시간일 수도 있다. 네일 샵에서 케어 받는 시간만큼은 일상 속 환기가 일어나는 장소, 비일상적인 공간이길 바랐다. 도시의 일상과 대조되는 조금 더 자연에 가까운 비일상적인 공간을 그렸다. 자연의 생경함이 주는 특별한 경험이 일상을 환기하고 새로운 가치로 작용할 것이다. 

Section

40㎡ 남짓의 작은 임대공간은 장방형의 기다란 형태로 양쪽에 도로를 끼고, 남쪽과 북쪽에 2개의 출입구가 있다. 공간의 남쪽은 주차공간이 자리했고, 북쪽으로 초등학교를 마주 보고 있다. 또한, 4면 중 3면이 창으로 북쪽은 학교 담장을 대신한 조경이 무성하다. 

건축주는 먼저 네일 케어 공간과 페디큐어 공간, 개인 휴식공간을 원했다. 두 번째로 비용 절감을 위해 기존 천장 마감을 유지하길 바랐고, 마지막으로 따뜻한 색을 지닌 재료들과 노란 조명을 피해달라고 요청했다. 

Section

3면의 창을 전부 바라보되, 다른 상공간의 간판과 주차공간이 보이는 어지러운 풍경을 가리고, 외부 조경이 무성한 초등학교 방향으로 최대한 열리는 전략을 취했다. 장방형의 기다란 공간에는 3가지 프로그램이 구성되었다. 가장 조경이 잘 보이는 열린 공간에 메인 프로그램인 네일 케어 공간, 중간에 기존 배수관과 연결이 쉬운 페디큐어 공간, 마지막으로 휴식 공간 순으로 배치했다. 활동이 많은 공간에서 점차 적어지는 공간으로 이동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Plan

공간의 콘셉트는 ‘삶이라는 여정 중 우연히 마주한 동굴에서 휴식을 통해 일어나는 특별한 경험’을 담았다. 자연이 만들어 낸 가장 자연스러운 공간 중 하나인 동굴의 아늑함과 생경함을 물리적으로 구현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첫 번째, 유기적인 형태가 되도록 곡면을 테이블과 가벽에 적용했고, 각 곡면을 이루는 부분에 ‘단, 단, 단’ 차이를 줬다. 작지만 기다란 내부 공간이 하나의 조형처럼 읽혔으면 했다. 두 번째, ‘지글지글’하고 거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종석 미장 긁기를 입체적인 곡면에 입혀 시간 변화에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다채로운 양감을 만들었다. 세 번째, ‘초록 초록’한 생기 있는 외부 조경을 내부로 끌어들이고, 집중할 수 있도록 내부는 무채색의 단일 톤으로 맞췄다. 비슷한 색상의 다른 질감으로 공간의 지루함을 덜어냈다. 네 번째, 길을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반사 재질로 간판을 제작했다. 주변 간판들보다는 작고 단순한 형태지만, 주변 녹음으로 푸른색을 띠며, 해 질 녘에는 붉은색, 정오에는 하얀색으로 다채로움을 만들고, 존재감을 드러낸다. 

오영 네일 살롱에서 관리 받는 고객들이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환기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