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사진
3대가 이어진 토끼뜰의 시작
70대 어머니는 소싯적 고추장, 된장, 그리고 간장을 만들어 1남 2녀를 키워냈다. 자녀가 장성한 후 어머니는 장을 만들어 파는 일을 그만뒀지만, 어머니의 장맛을 잊지 못한 딸 중 하나는 그 장맛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했다. 손맛 좋은 어머니가 자녀에게 해주셨던 간식거리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자 했다. 어머니의 장맛은 장성한 50대 딸이, 어머니의 간식은 20대 손녀가 이어받아 사람들에게 전하게 되었고, 3대가 이어진 그녀들은 어렸을 때 뛰어놀던 장성의 토끼뜰에서 그 꿈을 시작했다.
Diagram
아버지의 100년 된 단풍나무가 중심인 건축
부모님 댁에는 100년 된 단풍나무가 있었다. 아버지가 젊었을 때 선산에서 예쁜 50년 된 단풍나무를 옮겨 심은 나무로 이제 100살이 되었다. 오랜 세월만큼이나 존재 자체가 아름다운 단풍나무는 아버지의 애지중지한 관리 덕분에 수형도 매우 아름다웠다. 그녀들은 아버지의 자랑인 단풍나무가 새로운 공간의 중심이 되길 바랐고, 건물의 형태는 100년 된 단풍나무를 중심으로 둘러싼 중정형 건물로 결정되었다.
모시한복 같은 파사드
많은 방문객들이 진입하는 입구는 넓어야 했다. 그러나 목구조는 기둥과 기둥 사이, 즉 스팬의 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었다. 짧은 스팬을 극복하기 위해 트러스 목구조를 사용했다. 트러스 목구조 자체의 아름다움을 보이기 위해 폴리카보네이트로 마감하여 마치 모시 옷감처럼 속이 살짝 비치게 했다. 살짝 보이는 트러스 구조는 외부에서 건물의 솔직한 목구조를 노출해 건물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준다.
100년 된 단풍나무가 맞이하는 진입
방문객들은 건물로 진입했을 때 100년 된 단풍나무에 매료된다. 단풍나무를 기준으로 좌측에는 어머니의 장맛을 맛볼 수 있는 식당, 우측에는 어머니의 간식거리를 맛볼 수 있는 카페를 배치했다. 식당에서도, 카페에서도 단풍나무가 잘 보이도록 중정이 보이는 면을 큰 창으로 마감했습니다. 식당과 카페가 만나는 동쪽에는 공유할 수 있는 주방을 배치했다. 그리고 남쪽 면에는 3대가 모두 즐길 수 있는 넓은 마당을 두어 그 풍경을 카페에서 볼 수 있게 긴 창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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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함과 따뜻함이 모여 있는 공간
토끼뜰은 아름다운 목구조 너머로 부모님의 집터가 있는 산새가 아름다운 동쪽 산을 바라보게 했다. 카페를 들어서면 산 앞에서 손녀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토끼뜰은 시간의 켜가 느껴지는 목구조로 지어졌다. 3대의 과거와 미래가 이어진 목구조의 건물은 그녀들과 닮았다. 꾸미지 않았지만, 자체만으로 아름다운 우리 어머니 같은 솔직함과 따스함을 준다. 나무의 솔직함으로 완성된 내부에서 방문객들의 스토리가 채워지길 기대한다.
형태는 솔직히, 선은 얇게
토끼뜰은 솔직한 정사각형 박스 형태지만, 완성된 선들은 매우 얇다. 얇은 선들로 완성하기 위해 많은 디테일과 좋은 재료가 필요했다. 그녀의 사위이자 남편, 그리고 아빠인 건축주는 금속 설계를 하시는 분이었고, 건축주의 노고로 많은 디테일이 완성되었다.
3대의 그녀들이 만들어갈 이야기를 기대하며
토끼뜰은 오래된 것에 대한 향수를 우아하고, 세련된 감성을 가진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프로젝트다. 여러 세대가 함께 있어도 어색하지 않게 어울려 소통하고 즐기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 방문객들과 3대를 이은 건축주 가족에게 세심하고 따뜻한 온기가 느껴질 수 있는 토끼뜰로 완성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