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동은 강남구 안에서도 비교적 외곽에 있다. 같은 강남이라 하더라도 삼성동, 청담동, 신사동 등 말 그대로 ‘서울의 중심’이라 불리는 곳에 비해 비교적 한적한 편이고, 노후화된 건물도 많다. 개포동 다세대주택 ‘은현재’가 자리한 대지는 대규모 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아파트 단지와 공원을 사이에 두고 한발 물러선 곳이다. 주변에 국악중학교, 국악고등학교가 있어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하는 어린 학생들도 다수 거주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안에서 건축주는 임대형 다세대 주택이지만, 단정하면서도 정돈된 디자인과 기능성을 겸비한 건물이 되기를 원했고, 여러 건축가와 접촉한 끝에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를 선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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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는 직장 근무를 위해 지방에 거주하고 있었다. 그래서 건물에 직접 거주하기보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필지를 최대한 활용하여 수익성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외관이 세련된 건물이 완성되면 국악 중, 고등학교에 재학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이목을 끌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그래서 주변 건물 중 디자인이 가장 우수한 건물을 짓기를 원했다. 또한, 내부 시설을 충실하게 갖추어 임대 경쟁력을 갖추길 바랐다. 면적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 임대 주택의 특성상, 건물의 큰 형태는 법규에 따라 거의 다 결정된다. 그 안에서 창호나 벽돌 쌓기 등 요소를 잘 활용해 입면을 구성하고, 다락을 잘 조절해 지붕 선을 정리하는 것이 설계의 핵심이자 차별점이었다. 임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충실한 평면 구성이 설계에서 가장 중요했다.

Plan_2F, 3F

본 대지는 앞뒤로 도로를 면하고 있어 주차 접근성이 좋았고, 주변 건물에 가려진 면이 적어 채광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외관은 일조 사선 법규 라인을 그대로 가지고 가되, 군더더기가 될 수 있는 곡선 등의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세로로 긴 창호를 적절하게 사용해 단정하고 정리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재료는 붉은 벽돌의 한 종류로 통일해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도 일관성을 줬고, 붉은 벽돌 건물이 많은 주변 환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했다. 창호 중간마다 얇고 길게 가공한 철판을 설치해 입면에 은은한 포인트가 되도록 했다. 각 층 테라스 난간 부분은 벽돌 영롱 쌓기를 이용해 입면 요소로 활용했다. 

Plan_4F

각 층의 평면은 설계 과정에서 가장 심도 있게 논의된 포인트였다. 건축주와 여러 차례의 온, 오프라인 미팅, 메세지와 전화 등의 다양한 의사소통을 통해 평면 구성을 다듬어갔다. 임대 경쟁력에 있어서 평면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건축주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이 평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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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의 구성은 1.5~2룸으로 1~2인이 거주하기 충분한 공간을 만들었고, 베란다와 펜트리 등 각종 시설을 두어 거주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했다. 주변 건물이 없는 북쪽과 남쪽에 최대한 많은 창을 냈고, 내부 벽 일부에도 실내 창을 설치해 채광을 최대한 내부로 들어올 수 있게 했다. 2, 3층은 층마다 3세대를 배치했고 4, 5층은 2세대씩 배치했는데 세대별로 균등한 거주환경이 제공될 수 있도록 평면 구성에 주의를 기울였다. 주방의 길이나 환기, 각 세대의 수납공간 등도 불편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계획했다. 

Plan_Att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