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베이커리 겸 카페 라메르 판지 프로젝트로 인연을 맺었던 건축주의 두 번째 공간인 울산 단독주택단지에 자리한 그들의 집을 맡게 되었다. 대형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건축주는 일과 휴식의 균형을 통한 안식의 공간이 필요했다. 그들의 시간이 자유롭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경계를 조절했고, 이전 라메르 판지 프로젝트와 연속성을 가진 공간으로 계획했다. 

단독주택 단지 특성상, 인접해 있는 이웃으로부터 사생활을 완벽히 보호하기 어려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산이 있는 뒷쪽으로 열린 ㄱ자 형태로 건물을 배치했다. 외부로 닫힌 형태가 주는 긴장감을 독특한 표피를 통해 부드럽게 풀어냈다. 뒤로 열린 건축은 주변의 시선과 소음으로부터 자유롭고, 안전한 시간을 누릴 수 있으며 풍치의 자유를 얻을 수 있게 했다. 

이 주택의 시작과 끝의 인상이 될 현관은 기능을 넘어 하나의 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넓은 공간에 건축주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했다. 이 공간에서 시작되는 검은 상자는 공간의 곳곳에 크고 작은 경계를 만들어 동선을 유도하고, 확장과 수축을 반복한다. 가족이 함께 시간을 공유하도록 계획한 1층은 경계 너머 드러난다. 여러 기능이 복합된 1층은 기능적 경계를 두되, 시각적 확장을 극대화하기 위해 단을 두고, 뒷산으로 열린 큰 창과 이웃 마당과 맞닿은 남형으로 빛의 흐름을 인식할 수 있는 낮은 창을 계획했다. 

경계 끝에 자리한 자연석은 다양한 질감을 만들고 창밖의 풍경과 상호작용하며 공간의 구심이 된다. 다시 빛의 유희로 충만한 경계의 수직적 축은 부부의 공용공간과 각 개인 공간으로 구성된 2층으로 진입하게 되는데, 이 공간은 클라이언트의 취향과 변화 가능성이 있는 현재와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디자인되었다. 

우리는 그들에 대한 애정을 담아 이 주거 공간이 단순한 휴식과 일상을 지속하는 안락한 삶의 공간을 넘어, 존중받고 방해받지 않는 자유롭고 충만한 시간을 영위하기 바란다.